문학 Novel & BooK 썸네일형 리스트형 [Social Fantasy37] 카나리아의 흔적 Canary's Wake Canary's Wake 이윤영 한국언론연구소 소장 Social Fantasy Novel 7 뭔가가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우리 뒤에서 달려드는 게 아닌가. 그 순간 통로 밑에서 돌고 있던 대머리 독수리가 날개로 우리를 감쌌다. 독수리는 우리를 보호해주려고 한 몸부림이었지만, 정작 자기 자신은 구하지 못하고 그것의 목이 잘려나가고 말았다. 대머리 독수리 얼굴이 피투성이가 된 채, 통로 바닥 아래로 데굴데굴 굴러 떨어졌다. 비겁하게도 날개 달린 한 사람이 우리 뒤에서 한 짓이었다. 그것도 칼날 같은 예리한 날개로 말이다! 조금 전에 총에 맞아 눈이 먼 날개 달린 사람들 중에 하나가 분했는지 깨어나자마자, 앞뒤 안 가리고 우리를 공격해온 것이다. 멀찌감치 독수리의 시신이 보였다. 훤히 드러난 그의 주름 잡힌 .. 더보기 [Social Fantasy36] 카나리아의 흔적 Canary's Wake Canary's Wake 이윤영 한국언론연구소 소장 Social Fantasy Novel 6 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나무 꼭대기에서 정체불명의 반나체의 한 사내가 땅 아래를 향해 급속히 떨어지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땅 아래로 바람이 일고 있는, 그쪽으로 내 머리와 눈이 ‘홱’ 돌아갔다. 자살인가? 아깝고도 슬픈 목숨이었다. 이런 섣부른 판단도 잠시뿐이었다. 갑작스럽게 그의 어깨 양쪽에서 날개가 쭉 펴지더니, 잔잔한 바람을 몰아 일으키면서 날아올랐다. 그는…… 날개 달린 사람이었다! 한스 선생님의 말은 거짓이 아닌…… 틀림없는 사실이었던 거다. 그런데 그 날개 달린 사람이 정말 무시무시하게 칼처럼 예리한 날개를 휘저으며 우리를 향해 날아 내려오고 있는 게 아닌가! ‘우와! 정말 어깨에 날개 달린 사.. 더보기 [Social Fantasy35] 카나리아의 흔적 Canary's Wake Canary's Wake 이윤영 한국언론연구소 소장 Social Fantasy Novel 5 한스 선생님과 나는 그렇게 한참을 갔다. 그는 가는 도중에 내가 지루하지 않도록 흥미 있는 질문들을 내놓고, 상세히 설명을 해줬다. 기독교의 신의 아들로 불리는 ‘예수’가 과연 문둥병 환자를 낫게 했을까, 등등의 질문들은 나를 미지의 고대 근동 시대로 안내했다. 그는 그 시대의 문둥병은 요즘과 달리 죄를 많이 지은 자들만이 걸리는 병으로 여겼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그는 문둥병에 걸린 자들을 죄인으로 치부한 당시 사회를 현란하게 비판해 갔다. 그러고 나서 예수가 병을 낫게 했다기보다 ‘문둥병 환자는 죄가 없다.’는 정결의식을 베풀었다는 역사적인 해석을 전해줬다. 그는 내가 그의 말을 듣고 나서 자료와 증거를 요구하.. 더보기 [Social Fantasy34] 카나리아의 흔적 Canary's Wake Canary's Wake 이윤영 한국언론연구소 소장 Social Fantasy Novel 4 지하 천장에서 삼엄할 정도로 ‘부스럭부스럭’ 하는 소리가 나는 듯했다. ‘날개 달린 사람들이 우리를 공격하러 오는 건가?’ 나는 섬뜩했다. 날개를 푸드덕거리는 물체들이 나를 향해 돌진해오는 것 같았다. 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몸을 웅크리며 눈을 감은 채 비명을 질러댔다. 이 자리를 박차고 냅다 도망가고도 싶었다. 그런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나는 아직도 가슴이 벌렁벌렁 뛰고 있었고, 내 눈마저 쉽게 떠지지 않았다. 작년 봄 방학 때 겪었던 비행기의 ‘버드 스트라이크’ 같은 정신적 충격이 다가오는 듯했다. 하지만 옆에서 지켜보던 한스 선생님은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가만히 서 있는 듯했다. ‘그는 나를 .. 더보기 [Social Fantasy33] 카나리아의 흔적 Canary's Wake Canary's Wake 이윤영 한국언론연구소 소장 Social Fantasy Novel 3 “조금 전에 왜 날 찾아오게 됐다고 했지? 아빠 얘기도 했던 것 같은데…….” “아, 맞다.” 나는 혼잣말로 중얼거리면서, 내 머리를 ‘톡’ 쳤다. 아마도 내 머릿속이 온통 이 신비로운 통로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 보니, 여러 걱정거리들을 잠시 잊고 있었던 거였다. “조변림 사건을 좀 더 구체적으로 알고 싶었고요, 또…… 선생님이 저의 아빠를 아실 것 같아서요.” “조변림에 대해선 날 따라오면 되고. 근데 네 아빠를, 내가?” “아빠도 한국국립대학에서 조류학을 전공하셨어요.” “와아, 그래. 너랑 인연이 참 깊네. 너의 아빠의 성함이……?” “김…… 찬…….” “김찬휘?” 그는 내 대답이 차마 끝맺기도 전.. 더보기 [Social Fantasy32] 카나리아의 흔적 Canary's Wake Canary's Wake 이윤영 한국언론연구소 소장 Social Fantasy Novel 2 나는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그의 독방, 아니 학교에서 그를 위해 교재 연구에만 전념하도록 배려한 연구실로 향했다. 그의 연구실은 멀리서 봐도 한눈에 들어올 정도로 반들반들한 외관 디자인과 시설이 깨끗해 보였다. 우연히 연구실의 한쪽 창문 틈으로 그가 보였다. 그는 학생들에게 가르쳐 줄 교과 내용을 쭉 훑어보더니, 두 손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강의 연습에 몰두하고 있었다. 나는 그를 방해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서 못내 미안했다. 다급히 그의 연구실 정문으로 들어가 조심스레 그의 작은 교과연구 방문을 두들겼다. 예전엔 없었던 문 앞 위쪽에 달린 붉은빛 센서가 깜박이는 것을 쉽게 감지할 수가 있었다. 아마도 비밀스런 연구.. 더보기 [Social Fantasy31] 카나리아의 흔적 Canary's Wake Canary's Wake 이윤영 한국언론연구소 소장 Social Fantasy Novel 제4장 날개 달린 사람들의 서식지 1 칼 포퍼와 여러 사상가들이 바보처럼 내일 태양이 떠오를지에 대해 논쟁을 벌여왔다. 그들은 꽤나 자신들이 지적인 신사인양 의시 댔을지도 모르지만, 그것은 현실성 없는 귀족들의 신선놀음에 불과했을지도 모른다. 그들의 논쟁과 상관없이 다음 날 아침은 어김없이 찾아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종말을 예언한 이들도 얼굴을 들지 못할 정도로 말이다. 그들의 주장은 공허했다. 내일도 분명 아침은 찾아올 텐데 말이다. 예전 같으면, 과학혁명도 침범할 수 없는 아침은 나에겐 희망이고 행복이었다. 자연스럽게 사상가들의 논쟁과 예언자들의 말들은 귓가에도 들려오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내 아버지를 죽인 .. 더보기 [Social Fantasy30] 카나리아의 흔적 Canary's Wake Canary's Wake 이윤영 한국언론연구소 소장 Social Fantasy Novel 10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나는 곧바로 정신을 가다듬고 일어나 천천히 층계 위로 올라가 아버지 서재 안을 들여다보았다. 서재는 아침 햇살에 반짝거리다 못해 눈부셨다. 목을 들어 천장 쪽을 유심히 살펴봤다. 아침 햇살이 다락방 천장에 5센티미터 폭에 4미터 길이쯤 되는 반투명한 유리 수십여 개를 관통해 들어온 것이었다. 그걸 통해서 바라본 하늘은 흐릿하게 보였다. 다락방 속의 여러 가구들과 물건들도 밖에서 보면, 흐릿하게 보일 뿐, 감춰질 듯싶었다. “와, 멋진걸!” 나도 모르게 어머니의 솜씨에 감탄사가 나왔다. 마치 바로크 건축의 미를 뽐내는 프랑스의 베르사유 궁전처럼 화려했다. 광대하고 아름다운 정원 하나쯤 있.. 더보기 이전 1 ··· 3 4 5 6 7 8 9 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