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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나리아의 흔적 이윤영

[Social Fantasy20] 카나리아의 흔적 Canary's Wake 이윤영 한국언론연구소 소장 Social Fantasy Novel 9 허름한 소파에 누워서 자고 있었던 어머니의 손에는 여전히 텔레비전 리모컨이 고스란히 놓여 있었다. 나도 오늘만큼은 일찌감치 침대에 누웠다. 나에게는 한스 선생님의 모든 말들이 충격적이었다. 그중에서도 그가 조류 전문가라는 말이 내 귀에 쏙 들어왔다. 아버지도 ‘조류 전문가’였는데……. 그가 친근감 있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그는 나의 겨드랑이에서 뭘 확인한 걸까. 나는 호기심에 집게손가락으로 겨드랑이 쪽을 만져보니, 양쪽에 아주 작은 ‘사마귀’ 같은 게 잡힐 뿐이었다. 요즘 잘 씻지 않아서 생겼나 보다. 그의 침통한 얼굴과 눈빛만이 내 머리에 맴돌았다. 아차……. 잠잠했던 내 머릿속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더보기
[Social Fantasy4] 카나리아의 흔적 Canary's Wake 이윤영 한국언론연구소 소장 Social Fantasy Novel 제1장 희미한 기억 속에서 1 인천 국제공항에서 제주로 향하는 여객기 OZ8909편. 여객기는 어젯밤부터 그칠 줄 모르는 가랑비를 스치며, 거침없이 활주로를 지나 날아올랐다. 비행선 아래에서 엔진이 포효하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다. 꺼진 지 오래된 내 호주머니 속 휴대 전화기의 벨소리가 마치 꿈틀거리며 살아 움직이는 듯했다. “우와! 새 등에 올라타면 이런 느낌이겠지. 마치 흰 몸에 검은 날개깃을 가진 황새 같아.” 승객들은 저마다 여객기가 새처럼 가볍게 날아오르는 것에 대해 한목소리를 냈다. ‘흠, 새에 대해서 알지도 못하면서…….’ 나는 어른처럼 헛기침하고 이들의 탄성을 능글맞게 웃어 던졌다. 맑게 닦인 창문 .. 더보기
[Social Fantasy3] 카나리아의 흔적 Canary's Wake 이윤영 한국언론연구소 소장 Social Fantasy Novel 근 거 : 클레멘스의 예언 전문 #1. 서막 기원전 305년 11월 초, 캄캄한 어느 늦가을 밤. 차가운 칼바람이 불었다. 피바람도 거셌다. 어디에도 나약한 자들을 위한 배려와 용서는 없었고, 육신과 마음의 상처만이 가득했다. 모든 일들이 막막하기만 했다. 알렉산드로스대왕의 부하로 알려진 프톨레마이오스 장군 때문이었을까? 그는 가차 없이 나약한 이들의 소중한 걸 빼앗고, 스스로를 ‘구원자’로 칭할 정도로 자신감이 넘쳤다. 게다가 그는 예리한 눈매를 드러내며, 신의 형상이 그려진 고액의 화폐를 축적하여, 그 돈으로 새 발톱처럼 날카로운 막강한 군사무기까지 사들였다. 당연히 이웃 나라의 여린 여자마저도 그의 차지가 됐다.. 더보기
[Social Fantasy2] 카나리아의 흔적 Canary's Wake 이윤영 한국언론연구소 소장 Social Fantasy Novel 프롤로그 새벽녘부터 잿빛으로 짙게 깔린 안개가 몹시 오싹했다. 시간이 한참 지나도 사라질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조류학자의 꿈을 키워 온 김찬휘는 자신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며, 서둘러 안개등을 켠 채 고속도로 톨게이트에 들어섰다. 오늘이 바로 어렸을 때부터 갈망한 조류학 박사논문 심사를 받는 날이지만, 짙은 안개로 어둠 속을 헤매고 있는 듯했다. 심지어 그는 교통체증이 심한 오전 때에 논문심사 시간이 잡혀 있는 터라, 바삐 서두를 수밖에 없었다 그는 힐끔 쳐다본 자신의 손목시계가 심사시간까지 20여 분도 채 남지 못했다는 걸 알고는, 순간 그의 목덜미가 뻣뻣해지면서 식은땀이 배어나기 시작했다. 그는 가속 페..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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