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썸네일형 리스트형 [Social Fantasy25] 카나리아의 흔적 Canary's Wake 이윤영 한국언론연구소 소장 Social Fantasy Novel 5 나는 보충수업을 마치자마자, 모키 집으로 서둘러 갔다. 어젯밤 갑작스럽게 보자는 나의 말을 흔쾌히 받아들인 모키는, 문 앞까지 미리 마중 나와서 나를 반갑게 맞아 주었다. 그는 어깨를 쫙 편 모습이 꽤나 당당해 보였다. “어이, 친구 잘 지내셨는가? 이 엄동설한(嚴冬雪寒)에 학교 다니기도 힘들 텐데, 어쩐 일로 이 누추한 집을 방문하셨나?” 마치 그가 어른이 된 것처럼 제법 성숙한 어투로 말문을 열었다. “그만 좀 해라. 컴퓨터 공부가 애 늙은이로 만들었냐?” 나는 그의 말을 장난스럽게 받아넘겼다. 그도 웃으며 내 이마와 어깨를 ‘톡’ 쳐주더니, 나를 자신의 방으로 안내하는 듯했다. 그가 거실 모퉁이에 있는 방문.. 더보기 '문 대통령 이성윤 동문 수치' 경희대 대나무숲 반박론 '문 대통령 이성윤 동문 수치' 경희대 대나무숲 반박론 이윤영 한국언론연구소 소장 경희대 대나무숲은 이 대학 소통 게시판일 수 있다. 이 게시판에 올라온 글들이 언론에 올라오면서 또다시 정국에 논란의 불씨를 지폈다. ‘공정성’이라는 잣대가 적용된 모양새이다. 하나하나 곱씹어 본다. -편집자주 경희대 대나무숲(39984) 1. 문재인 대통령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 검사장이 경희대학교 동문이라는 것이 너무나도 부끄럽고 수치스럽습니다. - ‘개혁’ 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부끄럽고 수치스럽지 않습니다. 현실에 적응하며 사는 우리들 자신이 더 부끄럽고 수치스럽습니다. 2. 이번 추미애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사태를 보면서 정말 대한민국의 정의는 살아있는걸까, 라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수사를 하다가.. 더보기 [Social Fantasy24] 카나리아의 흔적 Canary's Wake 이윤영 한국언론연구소 소장 Social Fantasy Novel 4 후덥지근한 밤공기도 어느덧 사라지고, 찬바람이 거세지면서, 장롱 깊숙한 곳에 차곡차곡 쌓아놓은 솜이불을 꺼내게 됐다. 그즈음 어김없이 대학 입학시험 날이 다가왔고, 마침내 한스 선생님이 주도면밀하게 지도한 졸업반 선배들이 시험을 치렀다. 결과는 예상한 대로였다. 시험 성적 평균이 전국 5위권에 드는 쾌거를 이루고 말았다. 명문대 입학생도 당연히 꽤 늘어났다. 그의 지도력 덕분이라는 소문이 교내엔 파다했다. 그는 무지 바빠졌다. 그의 교과 연구실의 전화벨이 끈질기게 울려댔고, 그에 대한 한 꼭지의 인터뷰 기사라도 내려고 연구실 앞에 목 빼고 기다리는 기자들로 미어터져 왔다. 전국 각지의 신문방송 통신사들이 이렇게나.. 더보기 '박근혜 대통령님, 미안합니다' 반박론 '박근혜 대통령님, 미안합니다' 반박론 이윤영 한국언론연구소 소장 서울대 게시판에 올라온 '박근혜 대통령님, 미안합니다' 글을 다시 한번 곱씹어 봤습니다. 윤리적이지 않은 다분히 도덕적인 사안들이 있지만, 생각해 볼만합니다. 반박이라기 보다는 또하나의 공개장에서 논란이 될만한 '반박론'으로 작성했습니다. 소통이 요구되는 디지털 사회입니다. 보고 흘려 보내기 보다는 상호 반박을 통해 더 나음을 지향해 봅니다. - 편집자주 1. 두 집 살림한다고 채동욱 잘랐을 때 욕했었는데 이번에 사찰했다고 윤석열 찍어내는 거 보니 그건 욕할 것도 아니었다는 걸 알았습니다. 미안합니다. - 두 집 살림했다고 채동욱 검찰총장이 잘렸다고 볼 수 있다, 는 말은 너무 단정적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당시 확인되지 않은 혼외자 존재여.. 더보기 [Social Fantasy23] 카나리아의 흔적 Canary's Wake 이윤영 한국언론연구소 소장 Social Fantasy Novel 3 예전 같으면, 방과 후에 수인이는 어김없이 나의 어깨 한쪽으로 메는 비닐 가방 속에 쪽지를 남기고 신발 한 짝이 벗겨진 지도 모르는 채 교문을 나섰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임시조회가 있는 날 후로는 아예 보이지도 않았다. 그 다음 날도 마찬가지였다. ‘혹시 교장처럼 새들한테 잔혹하게 머리를 쪼여 처참하게 죽은 것은 아닐까?’ 이런 별별 섬뜩한 생각들이 나를 괴롭혔다. 그녀가 어디에 살고, 몇 반인지조차도 몰랐던 내 자신을 발견하면서, 또다시 조금씩 스스로를 가학하고 싶은 충동도 일었다. 수업을 마치고, 복도 오른쪽 끄트머리에서 나에게 달려왔던 그녀의 모습들이 일여 년의 짧은 시간도 못 채운 채, 마치 크고 날카.. 더보기 [Social Fantasy22] 카나리아의 흔적 Canary's Wake 이윤영 한국언론연구소 소장 Social Fantasy Novel 2 시간은 흘러 벌써 칠판 위의 시계는 8시 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한 시간 정도 지나가고 있을 때였다. 학생들이 하나둘씩 문을 열고 들어오더니, 교실 안이 요란한 소리로 시끌벅적대기 시작했다. 마치 어렸을 적 축구와 팽이치기 놀이할 때를 연상시키듯 말이다. 그땐 정말 신났었는데……. 이들 반 친구 중에 아무라도 붙잡아 놓고 울먹거리며 나의 고민을 다 털어놓고 싶었다. 전에도 생각해봤지만, 나의 소심한 성격 탓에 문제가 복잡해지고, 일만 더 꼬여갈 것만 같았다. 그때였다. 갑자기 때를 기다린 듯 학교 방송이 교실 앞 왼쪽 상단에 위치한 스피커를 통해 요란하게 들려왔다. “교실에 있는 학생 전원은 체육관으로 집합하라.. 더보기 [Social Fantasy21] 카나리아의 흔적 Canary's Wake 이윤영 한국언론연구소 소장 Social Fantasy Novel 1 다음 날 이른 아침이었다. 나는 어젯밤 일로 인해 거의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다시피 하며 잠을 이루지 못했다. 풀리지 않은 의문들 때문에 긴장된 탓이리라. 나는 새벽녘 잠시 눈을 붙이고 떴다고 생각했는데, 벌써 찬 기운이 맴도는 햇살이 나의 눈 등을 건들고 있었다. 얼굴은 푸석푸석했고, 눈 끝 양쪽이 아파왔다. 심지어 어금니를 감싼 잇몸마저 쑤셔왔다. 이 같은 고통도 지금 나에겐 사치스러운 푸념에 불과했다. 얼른 한스 선생님에게 가서, 그의 거짓말에 대해 목청껏 따지고 싶은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신데렐라와 워싱턴 정가 얘기에 대해 묻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되고……. 나는 잠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방문을 걷어차다시피.. 더보기 [Social Fantasy20] 카나리아의 흔적 Canary's Wake 이윤영 한국언론연구소 소장 Social Fantasy Novel 9 허름한 소파에 누워서 자고 있었던 어머니의 손에는 여전히 텔레비전 리모컨이 고스란히 놓여 있었다. 나도 오늘만큼은 일찌감치 침대에 누웠다. 나에게는 한스 선생님의 모든 말들이 충격적이었다. 그중에서도 그가 조류 전문가라는 말이 내 귀에 쏙 들어왔다. 아버지도 ‘조류 전문가’였는데……. 그가 친근감 있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그는 나의 겨드랑이에서 뭘 확인한 걸까. 나는 호기심에 집게손가락으로 겨드랑이 쪽을 만져보니, 양쪽에 아주 작은 ‘사마귀’ 같은 게 잡힐 뿐이었다. 요즘 잘 씻지 않아서 생겼나 보다. 그의 침통한 얼굴과 눈빛만이 내 머리에 맴돌았다. 아차……. 잠잠했던 내 머릿속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더보기 이전 1 ··· 13 14 15 16 17 18 19 ··· 3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