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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Commuication & Jornalism

[CJI THINK] 여성 그리고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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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I THINK 

여성 그리고 드라마


이윤영 한국언론연구소 소장 

CJI 연구소 운영위원장 


 드라마나 방송 프로들은 거의 남녀 애정관계와 결혼의 문제를 다루는 것이 대부분이다. 심지어 가해자가 남성으로서 미투 운동이나, 연예인들의 결혼 소식으로 뉴스 헤드라인이 도배되기도 한다. 남녀의 사랑과 결혼이 이뤄지는 조건들을 보면, 정신적인 물질적인 토대에서 만족되어, 결정된다. 미투운동 등 왜곡된 사랑도 마찬가지일 듯싶다. 

 남녀 간의 사랑의 묘사는 대체로 고급 레스토랑 야외공원 여행 등에서 처리된다. 결과물인 결혼은 잘 갖춰진 가구와 침대가 포함된 깨끗한 집에서 펼쳐질 것으로 연상케 한다. 이러한 요소와 내용을 지닌 방송 프로, 드라마의 대다수 소비자는 남성보다는 여성 주부로 더 추측된다. 남성도 당연히 해당되겠지만 말이다. 

 여성들은 그 드라마에 출연한 배우에 감정이입 된다. 그들은 사랑을 나누는 공간을 드라마에서 보여진 상업적으로 잘 정돈된 낭만적인 곳으로 설정하는 경향이 있다. 그곳에서 이뤄진 사랑의 결과물은 모두 갖춘 살림공간인 집으로 이끈다.

 어찌보면, 여성들은 드라마에서 주로 다뤄지는 남녀 간의 사랑과 결혼이라는 주제에 지배되는지도 모른다. 이를 통해 자본주의의 재생산의 과정에 철저한 노예로 변모 된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과정인가. 그들은 사랑을 나누기 위해 고급 레스토랑에 많은 돈을 내서 음식을 사고, 여행사의 국내외 여행코스에 매료되어 여행장비와 비행료를 낸다. 

 깨끗한 식당에 가는 이유는 드라마의 영향이라고 말하지 않는 이들도 있다. 나이가 들면 깨끗하지 않은 곳에서 밥 먹기가 어렵다는 의미이다. 대체로 그렇다는 의미이지, 정확한 통계를 들어 말하려는 건 아니다. 오해는 말라.

 그리고 야외 공원의 연못에서 입을 쩍쩍 벌려 먹이를 갈망하는 '붕어'들에게 연인들은 '과자'를 사서 그 붕어들의 욕구를 채운다. 사랑을 유지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은 개인이 소유한 자본과 등가 가격으로 서로 무의식적으로 교환되고 있다. 

 이것의 연장선은 결혼인데, 드라마에선 방바닥보다는 값 비싼 침대에서 허름한 가구보다는 치장이 잘 된 가구를 배경으로 결혼 생활을 묘사한다. 이렇게 해서 결혼한 연인은 그것이 곧, 자신들의 사랑의 조건인 양, 또 다시 무리를 해서라도 자신의 돈과 침대, 가구를 슬며시 교환한다. 천천히 값싼 생활용품, 필수품부터 구입해도 되는데 말이다. 

 방송 드라마는 여성들의 소비를 끌어들인다. 의도하든 안 하든. 그들의 소비 욕구를 강화시키고, 또 다른 상품을 재창조한다. 모든 것이 다 값 비싼 물건으로 정리되고 준비된 상태에서의 사랑, 그리고 결혼. '고정(苦情)'이 없는 사랑은 쉽게 허물어질 뿐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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