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발자취 자료 16
공정치 못한 '박사학위' 취득과정
이윤영 한국언론연구소 소장
CJI 연구소 운영위원장
대학 입학시험은 이미 끝났다. 하지만 시험을 잘 봤든 못 봤든, 이들 수험생은 숨 돌릴 새가 없다. 대학 입학시험 못지않게 통과해야 할 대학원 입학시험도 기다리고 있어서다. 요즘 우리 사회는 대체로 전문직을 얻으려면, 로스쿨 등 (전문)대학원 졸업이 필요하게 됐다. 따라서 전문직으로 손꼽히는 의사 변호사 목사 등이 되기 위해서는 대학원 입학이라는 넘어야 할 또 하나의 관문이 있는 것이다.
'산 넘고 산'인 셈이다. 더욱이 그 분야의 최고의 전문가나, 학자가 되기 위해서는 실무 경험 뿐 아니라, 석 박사 학위가 필요할 수 있다. 그런데 그 학위 취득과정이 관습적이고 공정치 못하다는 여론이 만연돼 있어 안타깝다.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학생들에게 석 박사 학위가 몇 명의 주심과 부심으로 이뤄진 논문심사 등의 과정으로 취득할 수 있다고 한다면, 그들은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고 만다. 그들도 박사 학위 등의 취득이 시험이 아니라, 단지 주관적인 논문심사로 이뤄진다는 자체가 자칫 '자기 편 봐주기'나 '눈의 가시 제거용'으로 전락될 수 있다는 것을 직감하는 것이다.
대학 도서관에 비치된 학위논문을 보더라도 쉽게 알 수 있다. 베끼다시피 한 학위 논문이 버젓이 박사 학위로 인정받은 경우가 있다. 반면에 탈락된 박사 학위논문이 더 우수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
가장 이성적이고 논리적이어야 할 학문 집단이 가장 비합리적인 집단으로 여겨질 수 있는 것이다. 전문적이어야 할 박사 학위논문이 인간관계로 전락되어 오늘도 학위취득 과정에 있는 사람들 뿐 아니라, 그들로부터 교육을 받는 사람들의 몸과 마음이 망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박사 학위 취득과정에서 '스승과 제자' 라는 도제식 교육을 전적으로 외면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른 학문이 넘볼 수 없는 학파나 학문의 공동체라는 것이 엄연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사학위는 인간의 생명을 죽일 수도 있고 살릴 수 있을 정도의 '전문가'를 입증하는 증서라서, 정치 종교 등의 당파적인 논리를 벗어나야 한다.
예전에는 고등학교와 대학은 어디를 나왔냐고 묻는 사회였다면, 앞으로는 어느 대학원에서 무엇을 전공했냐고 묻는 사회가 될 것이다. 대학원에서 학위 취득과정이 지금 보다 더욱 더 합리적일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이때, 대안으로 석사 박사 등의 학위 취득과정은 논문 심사 등의 과정과 별도로 대학자체에서 공정한 시험 등으로 학위를 취득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국가에서도 박사학위 등을 시험을 통해 취득할 수 있는 제도를 별도로 만든다면, 보다 합리적인 시스템이 되지 않을까 싶다. 당연히 실무가 필요한 분야라면, 경력을 학위 취득과정에서 중요한 요소로 평가돼야 할 것이다.
CJI 연구소 편집
'언론 Commuication & Jornalism' 카테고리의 다른 글
[CJI THINK] 주간지 시대는 도래할까 (0) | 2019.01.28 |
---|---|
[언론의 발자취 자료 17] 시사인이여 특종을! (0) | 2019.01.25 |
[CJI HTML] JTBC 손석희 기자 청탁 이슈에 대해 '기자가 되는 법'(3차 수정) (0) | 2019.01.25 |
[CJI THINK] 편집회의는 어떻게? 고인이 된 칸트와 가다머 생각은 (0) | 2019.01.24 |
[언론의 발자취 자료 15] 연구소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 트윗' (0) | 2019.0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