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I THINK
언론인들 위에 더 무서운 사기꾼이 있다고?
(2편)
이윤영 한국언론연구소 소장
CJI 연구소 운영위원장
언론인들 보다 더 무서운 사기꾼이 있다는 말에, 사실 무언가 씁쓸한 마음이 남는다. 언론인들이 국민의 대변인이 아닌 사기꾼으로 여기는 말들 때문일 것이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언론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고 기대치가 있어서 나온 말로 여기길 바랄 뿐이다.
그런데 도대체 언론인들 보다 더 사기를 치는 이들이 누구라는 말인가?
일명 '기사 빼먹기 고수' 라고 불리는 이들이다.
이들은 흔히 취재원으로 나타나는데, 기자들에게 좋은 기사나 홍보 기사를 요구하거나 부탁해온다. 그 대가로 광고나 더 좋은 정보를 주겠다고 유혹한다. 그 후 그 고수가 원하는 기사가 나간다. 하지만 고수는 자신이 원하는 양질의 기사가 아니라며, 담당 기자를 탓하고 끝내 광고를 주지 않는다. 알법한 언론사도 심지어 그 기자를 문책하고 글솜씨가 좋은 기자를 찾아난선다.
결국 이 고수는 기사만 빼먹고 사업상 이득만 챙기려 한다. 한마디로 '사기꾼 위의 사기꾼(?)' 으로 위세를 자랑한다. 이 고수들은 소기업이나 중소기업 등에 많이 포진돼 있다. 전직 경력이 화려하고 언론의 속성을 잘 아는 기자였을 확률이 높다. 기업이 큰 기업으로 성장하는데 이 고수들의 역할을 무시해서는 안 될 정도가 맞는 표현일지도 모른다.
언론사에 고액의 광고를 줄 여력은 없지만 언론 플레이로 성장하고 싶은 기업에서 이같은 이들이 발견된다. 사실 우려될 정도가 아닌 적은 숫자이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언론환경에서 '기사 빼먹기 고수' 등이 적은 숫자라도, 왜 이리 그들이 판치는 걸까.
본질적인 이유는 아마도 언론사의 주요 수익원이 콘텐츠 개발 보다는 광고받기에 의존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편집국 기자들이 경영권이나 이윤에 종속될 수밖에 없어서 일 듯싶다.
양질의 콘텐츠 개발 뿐 이니라, 늘 이윤을 만들어내야 하는 경영권의 입장. 그리고 정론에 고심하는 편집권.
때론 회사 차원이 아닌 사적으로 기자와 기업이나 취재원과의 기사와 대가 거래 등등도 있을 것으로 미뤄 짐작된다. 이것은 개인 영역이라서 이들만의 비밀 공간이 된다.
자본주의 모순들을 비판하며 본질 탐구를 하려한 칼 마르크스가 신라인신문을 광고 없이 운영하다가 폐간한 그런 실패담 등이 기업으로서 언론을 조급하게 만든 결과물로 귀결될 수 있을 것이다.
CJI 연구소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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