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nary's Wake
이윤영 한국언론연구소 소장 Social Fantasy Novel
그는 당연히 수인이가 이에 대한 대답을 꺼려할 거라고 생각했나 보다.
그는 그녀의 말을 기다릴 기미도 보이지 않은 채, 주머니에서 하얀 천을 꺼내 이마에서 흘러내리는 땀방울을 닦아냈다. 잠시 침묵이 이어졌다. 그는 더 하고 싶은 말이 있었는지 긴 한숨을 내뱉고 천천히 또 입을 열었다.
“실비아는 여왕이었지만, 백성만 위하고 정작 가족을 나 몰라라 한 게 이런 비극을 낳은 게 아니겠어? 네 엄마는 대비인데도 거지꼴로 다녔다고 생각했으니, 네 이복 언니 실비아한테 불만이 쌓인 거겠지. 어느 날부턴가 널 괴롭히는 모습이 사라졌겠지? 앞뒤 가리지 않고 네 얼굴로 탈바꿈하면서까지…… 급기야 우리를 도우며, 날개 달린 사람들의 정체를 아는 이들을 무참히 죽였고. 네가 실비아보다 페나들의 안위를 지키는 더 많은 업적을 쌓게 해서…… 네 엄마는 네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그녀 대신 여왕이 되길 바란 거. 이해는 되는데……. 그래도…… 네 엄마보다 더 나쁜 건 바로 너야! 너는 엄마에게 환심을 얻기 위해 아무도 모르게 모든 걸 일러바쳤어. 음모와 배신은 군사무기보다 더 악랄한 거라고! 그것도 모자라 가온이의 친구 세진이에게 스위스 명품시계까지 사주며 꼬드겨, 가온이마저도 믿지 못해 그를 염탐하도록 시켰잖아. 이렇게까지 해서 넌 무엇을 얻었나? 넌 환자야, 정신병자! 반사회적 인격장애, 소시오패스(sociopath)라고 들어는 봤겠지?”
그녀는 이런 그의 말들에 대해 평정심을 잃지 않으려는 듯, 몸을 앞으로 숙여 숨을 연거푸 몰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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