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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Novel & BooK

[Social Fantasy60] 카나리아의 흔적 Canary's W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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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ary's Wake

 

이윤영 한국언론연구소 소장 Social Fantasy Novel

 

 

 그들은 이제야 느긋한 걸음으로 웃으며 한적한 호숫가를 바라보고 있는 널찍한 교문을 나섰다.

 그때 멀리서 한 마리의 새가 그들 곁으로 날아들었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이들의 주위를 맴돌고 있었던 것 같다.

 아주 귀여워 보였지만, 애절한 눈빛을 머금고 있는 하얀 빛깔의 새.

 “오우, 수인이를 닮은 아름다운 새네.”

 그는 탐구심의 본능이 발동했는지 오른손으로 안경테 한쪽을 잡아 그의 눈 가까이 밀어붙이고는, 그 새를 자세히 들여다봤다.

 순간 그는 깜짝 놀라는 듯했다.

 “아니, 날개에 에메랄드빛의 동그란 무늬가 있잖아! 혹시……도 닮은 건가?”

 그는 무척 당황한 눈치였다. 그의 마음이 쉽게 가라앉지 않은 모양이었다.

 “가온이를 살려줬나 보군. 그의 열정도 필요했나? 나도 그러길 바랐지만……. 그러면 그는 지금 어디 있지?”

 “눈치가 빠르시네요. 선생님이 최고의 학자라는 것을 제가 잠시 깜박 잊었네요. 가온이가 천상에서 기뻐할 거예요.”

 “천상? 나도 얼른 그를 보고 싶네.”

 그런데 그가 뭔가 잊은 듯이 말을 꺼냈다.

 “네가 비밀로 해달라고 해서가온이에겐 이것만은 말하지 않았네.”

 “뭐죠? , 그건 비밀로 해주셔야 해요. 꼭이요!”

 그녀는 그가 말하고자 하는 의미를 쉽게 알아차리고는 진땀을 빼며 비밀로 유지해 주길 간곡히 부탁했다.

 “물론이지. 실비아만 불쌍하게 됐어. 내가 실비아의 요구를 거절했을 때, 날개 달린 사람들이 나를 죽이려고 수없이 달려들었지. 실비아가 전쟁에 관여하지 못하게 날 막았잖아. 기억나나?”

 “……. 알다마다요. 근데 그런 얘기 너무 따분해요.”

 그녀는 그의 말들이 머릿속으로 잔인한 그림처럼 스쳐 지나갔나 보다.

 “그때나를 구해줬지?”

 그녀는 아무 말도 못 하고 머뭇거렸다.

 “너의 도움은 평생 못 잊지. 네가 나에게 편지 공세를 해가며 내 지혜를 가져가려고 한 것 말고는…… 너의 부탁을 거의 다 들어준 거 같은데.”

 그는 마음속에 담아 놓은 게 많았나 보다.

 “네 언니, 실비아를 죽여 달라는 너의 부탁은…… 조변림의 사건이 만천하에 알려지는 걸 두려워한 정부의 부탁과도 일치하기도 하고……. 가온이의 아빠, 킴란스 기자, 교장, 모키…… 너와 나를 얼마나 원망하고 있을까? 개죽음당한 실비아도 말이야. 내가 너무 거칠게 새들을 훈련시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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