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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Novel & BooK

[Social Fantasy58] 카나리아의 흔적 Canary's W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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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ary's Wake

 

이윤영 한국언론연구소 소장 Social Fantasy Novel

 

6

 

 화식조 두 마리에게 강한 맞바람이 불어왔다. 그것은 몸을 한 번 더 움찔거렸다. 이 새들은 날개를 어떻게 펴야 할지 머뭇거리는 듯했다.

 그것들은 서로 약속한 듯 날개를 크게 펴더니, 훨훨 날아오르는 게 아닌가! 노파 클레멘스의 예언이 이뤄지는 순간이었다.

 수인이와 나는 화식조의 등 위에서 신비스러운 감흥을 느꼈다. 달아나던 페나들도 뒤돌아서서 우리를 지켜봤다.

 하지만 내 몸에서 피가 얼마나 흘렀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내가 죽어가고 있다는 것은 확실했다. 화식조는 더 이상 우리를 공격하지 않았다. 악당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버렸다. 그것은 그 자리에서 날고 있을 뿐이었다. 누군가가 공격해오지 않는 한, 그것은 조금 전처럼 공격성을 드러낼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그것의 바로 밑에서 날개에 불이 붙어 활활 타고 있는 페나들에게 다가가 불을 삼켜버리기까지 했다.

 수인이는 나에게 입맞춤하고는 화식조의 등 위에서 나를 안아 하늘로 솟구쳤다. 지팡이 든 여인네도 우릴 뒤따랐다. 우리의 모습은 끝없이 펼쳐지는 천공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국가특공대는 죽어가고 있는 총령인 나를 멀리서 한없이 바라보다가 서서히 뒤로 사라졌다.

 페나들의 서식지를 떠받쳤던 100여 미터 크기의 나무 밑동도 전투기와 로켓포의 잦은 폭격을 견디지 못했는지, 그대로 꺾여 나갔다. 그러면서 서식지의 지붕처럼 보인 언덕이 강풍에 휩쓸려 쓰러지듯 갈라지더니 푹 주저앉아버렸다. 더 이상 아래로 날아 파고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화염이 짙은 엄청난 불길이 하늘 위로 타올랐다. 홀로 죽어가는 나는……우리의 끝이 어디일지 궁금했다. 검붉은 안개로 뒤덮인 땅바닥에는 페나들의 시신 썩는 냄새로 가득했다.

 그리고 시간은 끝없이 흘러갔다. 거친 폭풍우가 휘몰아치기도 하고, 가끔은 맑은 별이 뜨기도 했다.

 

[CJI 연구소의 유튜브 '생각차']

"놀러와 보세요" youtu.be/8wshMqck-q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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