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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언론은 빨갱이?
남 눈치 보느라 세상살이 힘들다고 한다. 간혹 남과 비교되기도 하고, 당하기도 한다. 나 홀로 내 생각만 갖고 살아가기도 버거운 세상인데 말이다. 그런데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고 살아나가야 하니, 이를 피해나갈 방법은 쉽게 머리에 떠 오르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늘 성실해야하고, 성장시켜나가야 하는 부담감을 갖게 된다.
법 규칙 제도 등도 나 자신에게 자유만 주는 것도 아니다. 늘 책임도 묻는다. 하물며 생각조차 누군가에게 평가를 받기도 한다.
자신도 모르게 '보수적이느니, 진보적이느니' 말들을 심심찮게 듣는 날도 많아진다. 절친한 친구가 나에게 다가와서 '이 꼴보수야' 라고 말하며, 잘 지내던 관계도 깨뜨리고 멀리 가버리기도 한다. 심지어 '빨갱이 같은' 이라는 원색적인 표현도 듣게 되고.
우리가 자주 접하는 흔히 진보 혹은 보수의 신문 방송 인터넷 뉴스에서도 '저 신문 빨갱이지?' '정부 편만 드는 기관지네' 등으로 단정하며, 공식적으로도 비난을 내놓기도 한다. 과도한 진보성에 대해서도 비난 성명을 내놓는다.
여기서 다른 말들은 어느정도는 이해가 되는데, '빨갱이'라는 말을 들으면, 화가 치밀어 올라 심지어 말싸움으로 번진다. 어느덧 주먹다짐도 생긴다. 노인들 사이에서도 빨갱이라는 말을 제일 싫어하는 듯하다. 정치 영역에선 방북 등만 해도 빨갱이라는 원색적인 색깔 논쟁이 번지기 시작한다.
그렇다면 왜 진보는 빨갱이로 통하는 걸까?
조직이나 사회 현상을 해석할 때, 논리라는 잣대를 들이 댄다. 특히 '변증법'이라는 논리학인데, 이것이 진보를 평가하는 잣대가 됐다. 이 논리는 초창기 그리스 사상에서 타인을 설득하는 대화방법을 의미했다. 대화를 통해 보편 타당한 것으로 나아가는 기술이었다. 그러다가 세상을 끊임없이 발전시키는 논리로 확장되어 자본주의의 모순을 비판하는 도구로 변모해 나갔다.
문명의 발상지인 고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남부 이탈리아 서해안 엘레아라는 그리스 식민도시에서 활약했던 엘레아학파가 있다. 제논의 변증법을 구사했다. 이렇게 시작한 변증법이 마르크스 레닌주의의 변증법 사상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처럼 변증법은 사회주의와 구현할 공산주의의 토대를 만들 논리가 됐고, 자본주의의 모순을 지적하여, 새로운 체계를 도모해 나갔던 것이다. 여기서 오해가 발생할 여지가 생겼던 것이다.
변증법은 모순 변화 발전이 주요 핵심 키워드이다. 이같은 발상이 언론에 적용되면, 진보적인 언론이라고 평가를 내리는 것이다. 그런데 이 논리가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사회주의 공산주의 표방 체제'와 일맥 상통하니, 진보 언론을 빨갱이라는 오해를 샀고, 원색적인 비난을 받아왔던 모양이다.
하지만 진보 언론은 사회주의나 공산주의를 표방하지는 않는다. 발전을 이끌어내려는 미디어인 것이다. 안정이나 약간의 변화 정도가 마음이 편한 구독자나 시청자에겐 진보 언론이 크게 필요하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요약하자면, 정부 기업 기관 등을 비판하며 사실 그대로를 보도하는 것을 흔히 진보 언론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조작해낸 언론이라 할지라도 사회적 발전으로 이끌어낸다면 진보 언론인 셈이다.
CJI 연구소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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