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의 "삼성전자, '글로벌 반도체 왕좌' 반납 가능성..올해도 '위태'" 보도 분석
삼성전자 경영진 탓?
이윤영 한국언론연구소 소장
CJI 연구소 운영위원장
연합뉴스 인터넷판 오늘자(1월9일) 삼성전자 4분기 실적 관련 뉴스가 올라왔다.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등 기업 환경 조성의 논란이 끊임없이 이어지면서, 기업들의 불만이 늘어난다는 게 요즘의 경제지의 화두다. 이 때 연합뉴스는 "삼성전자, '글로벌 반도체 왕좌' 반납 가능성..올해도 '위태'"라는 자극적인 기사 제목을 뽑으며, 오늘 새벽부터 독자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어닝 쇼크' 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가 최대 경쟁업체인 미국 인텔에 '글로벌 반도체 왕좌'를 다시 내줬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며 리드문을 내세웠다. 올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회복세가 더딜 것으로 예상되면서 또다시 인텔에 '권좌'를 내줄 공산이 크다는 것.
그 이유로 연합뉴스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세를 꼽았다.
이를 상세히 기록한 내용은 두세줄 정도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제품 가격이 비교적 큰 폭으로 떨어지는 가운데 인텔의 '주력'인 비메모리 시장은 상대적으로 부진의 정도가 덜하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이에 반대되는 내용의 보족어가 등장한다.
"다만 최근 메모리 시장 부진의 요인으로 지목되는 데이터센터 수요 감소가 비메모리 업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데다 올 하반기부터는 메모리 제품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어 섣불리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이것이 연합뉴스 기사의 줄거리로 보여진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이 인텔을 따라 잡지 못해 언뜻 삼성전자가 위태롭게 느껴질 정도다. 기업환경 조성을 잘못한 정부의 책임인지, 아니면 시장을 잘 읽지 못하는 삼성전자의 경영진의 문제인지는 구체적으로는 언급되지 않았다. 정부의 기업 규제나 기업 환경 등을 언급하지 않는 것으로 봐서는 시장의 문제로 귀착되는 듯하다.
삼성전자는 D램과 낸드플랜시 등 메모리가 주력 사업이지만, 인텔은 비메모리 사업이다. 이를 두고 동일선상에서 연합뉴스가 비교 대조했다는 것은, 비논리적이다. 동등 사업 비교를 했어야 했다. 오로지 매출로 비교 대조되는 것은, 넓게 보면 같은 반도체 사업에선 납득은 간다. 하지만 메모리 사업 업체를 찾아 비교대조 했다면 더욱 더 설득력이 있는 기사가 됐을 듯싶다. 예컨대 공격수인 손흥민 선수가 잘하느냐, 골키퍼인 조현우 선수가 더 잘하느냐라는 질문 자체가 억측이 되어 버린다. 같은 축구 선수이지만, 포지션의 동일선상 비교 대조는 아닌 것이다.
반도체 사업에서 메모리가 주력인 기업을 비교 대조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굳이 인텔 업체를 끌어들여 삼성전자 왕좌가 위태롭다고 할 이유가 있을까. 메모리가 주력인 기업들이 인텔을 제외하곤 매출 상위에 올라온 경우가 많지 않은가.
이렇게 되면, 의도했는지 의도치 않았는지, 상관없이 연합뉴스 보도는 삼성전자의 경영진이나 중간 관리자를 은근히 비판한 기사로 여겨질 수밖에 없게 된다. 최근 메모리 시장의 부진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분석하는 데 게을리 했다는 귀결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정부가 시장에 관여해야 한다느니, 기업이 내는 세금 등을 감면해야 한다느니, 내용은 기사엔 전혀 언급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더욱 더 그렇다.
반도체 시장에서 비메모리 사업이 주력인 인텔에게 왕좌를 빼았긴 삼성전자 관련 스케치 기사. 이것이 근로자들의 임금 동결이나 주가 하락 등으로 귀결되는 보도가 될까, 걱정부터 앞선다.
CJI 연구소 편집.
'언론 Commuication & Jornalism'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언론의 발자취 자료 5] '택시 버스' 상생의 딜레마 해법 (0) | 2019.01.10 |
---|---|
[언론의 발자취 자료 4] 언론의 도마 위에 오른 안철수의 ‘상식’ (0) | 2019.01.09 |
[언론의 발자취 자료3] 미국 재정절벽 보도는 ‘부유층 증세’ 압박용 (0) | 2019.01.08 |
[언론의 발자취 자료2] 한미 FTA는 '거대 자본유입 통로' (0) | 2019.01.07 |
[CJI THINK] 표절 논문에 대한 '진한 회고' (1) | 2019.01.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