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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Commuication & Jornalism

[언론의 발자취 자료 41] 조선일보의 미완성 기사 ‘(세월호)참사후 진도체육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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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발자취 자료 41

조선일보의 미완성 기사 ‘(세월호)참사후 진도체육관서...’

이윤영 한국언론연구소 소장

CJI 연구소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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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의 8월27일자 인터넷판 <참사 후 진도체육관서 朴대통령에 막말…“음해에 법적 대응” 두 딸과 나눈 카톡 공개>기사는 미완성 보도라는 오명을 남길 여지가 있다.

한 기사에 두 가지 ‘아젠다’가 뒤섞여 리드문도 두 개로 처리되어 있는 듯했다. 심지어 세월호 희생자인 단원고 학생 김유민 아빠, 김영오씨의 해명이 부분적으로 게재되어있지 않아 기사의 요지와 구조가 명확하지 않은 게 그 이유다. 그러다보니 여론몰이용 보도로 전락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미완성 기사의 퍼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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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이렇게 시작한다. ‘수사권·기소권이 포함된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44일째 단식 중인 김영오(47)씨가 과거 진도체육관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거친 욕설을 내뱉는 동영상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그러고 나서 ‘유족들이 연단 아래에 앉아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공기를 넣어 달라' '잠수부를 투입해 달라' 등의 요구를 하던 상황에서…욕설을 내뱉었다. 직후 대통령은 옆으로 고개를 돌렸다.’라고 한 후, 김영오 씨의 이에 대한 어떤 해명 등도 없이 또 다른 기사가 있는 양 다음 단락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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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오씨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26일 김씨는 "각종 음해성 의혹 제기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는 내용이 뒤따랐다. 인과율의 논리로 보면, 대통령을 향한 막말에 대한 법적 대응이나 해명이 와야 하는데, 갑작스럽게 딸과의 관계에 대한 해명의 내용이다. 한마디로 박대통령에 대한 막말 해명 등은 게재되지 않거나, 다음으로 미뤄진 것이 돼 버렸다. 기자가 직접 이를 취재해서 이에 대한 해명도 게재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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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순서로 번호를 붙여 보면 크게 8개의 단락으로 이뤄져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이 기사의 처음 시작하는 리드문을 4번으로 잡아보면, 그나마 기사의 완성도가 높아진다. 기사의 순서만 바꿔서 기사를 완성시켜보겠다. 이렇게 하면, 기사 끝부분에 김영오 씨의 해명이 누락되어 있게 된다.

단, 4번 ‘세월호 유가족 유민아빠’를 추가하고, 7번 문단 앞에 ‘한편’은 삭제, 1번 문단 앞에 한편을 추가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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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조선일보의 기사의 아젠다와 리드문을 하나로 처리한 기사다.

(세월호 유가족 유민아빠,) 김영오씨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26일 김씨는 "각종 음해성 의혹 제기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4번).

그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민 아빠에 대한 각종 음해성 의혹 제기에 대하여'라는 보도 자료를 올리며 해명에 나섰다. 지난 24일 해명한 데 이은 두 번째 해명 글이다. 김씨는 '경제적으로 극히 어려울 때를 제외하면, 양육비·보험료는 계속 납입했고, 형편이 조금 나아진 3, 4년 전부터는 전처, 자녀들의 휴대폰 요금까지 부담했다'며 내역이 찍힌 통장 사진을 올렸다(5번).

그는 또 '양육비는 제때 주지 못하면서 국궁을 취미 활동으로 해왔다'는 의혹에 대해 "(국궁은) 월 회비가 3만원에 불과하다. 양육비를 못 보내면서 취미 생활을 했다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딸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다"며 두 딸과 주고받은 카카오톡 캡처 사진도 공개했다(6번).

(한편) 지난 25일 한 보수 단체는 "'김씨가 딸들을 고아원에 보내버리겠다고 했다' 등 인터넷에 떠도는 댓글이 사실이 아니라면 김씨의 명예가 훼손됐을 테니 수사하라"며 네티즌들을 김씨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 종로경찰서에 고발했다(7번).

정치평론가 변희재씨는 26일 '김씨는 교황을 상대로 마치 이혼한 뒤 혼자서 딸 둘 어렵게 키우는 양 거짓말했다'는 내용의 항의 서한을 주한 교황청 대사관에 전달했다. 세월호가족대책위는 교황 방한을 앞둔 지난 15일 교황청에 보낸 편지에서 김영오씨에 대해 '이혼 이후 두 딸을 어렵게 키우던 유민 아빠'라고 소개했었다(8번).

(한편)수사권·기소권이 포함된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44일째 단식 중인 김영오(47)씨가 과거 진도체육관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거친 욕설을 내뱉는 동영상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1번).

김씨는 세월호 희생자인 단원고 학생 김유민양의 아빠다. 영상은 세월호 참사 다음 날인 4월 17일 박 대통령이 유가족들이 모여 있는 진도체육관을 방문했을 때 찍힌 것이다(2번).

유족들이 연단 아래에 앉아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공기를 넣어달라' '잠수부를 투입해달라' 등의 요구를 하던 상황에서 자리에서 일어선 김씨가 박 대통령 쪽으로 팔을 휘두르며 "사람(책임자) 바꿔 달라니까"라고 소리쳤다. 이어 "아주 씨X, 내가 다 받아버릴까 한 번"하고 욕설을 내뱉었다. 직후 대통령은 옆으로 고개를 돌렸다(3번).

 

 

김영오씨 해명은?

(이 부분에 정부측 법적 대응이나,

김영오씨의 박대통령을 향한 해명이

빠졌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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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의 이 보도기사는, 일부 해명 없이 무리하게 기사를 작성하려다가 범한 단순한 실수라고 믿고 싶을 뿐이다. 또한 이 기사에서 ‘거친’ 등의 추상적인 표현도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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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은 아젠다를 설정할 때, 이슈에 명확히 접근해서 리덕션(reduction)해야 한다. 표현도 구체적일 필요가 있고 해명도 누락시켜서는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객관성과 형평성의 논란이 발생해서 반감이 생긴다. 주요한 사안일수록 배가될 수 있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 등의 아젠다에 개인의 사생활이나 도덕성을 개입시킬 땐 석연치 않은 인과율의 문제 등도 뒤따른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조선일보 기사 전문>

1번)

수사권·기소권이 포함된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44일째 단식 중인 김영오(47)씨가 과거 진도체육관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거친 욕설을 내뱉는 동영상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2번)

김씨는 세월호 희생자인 단원고 학생 김유민양의 아빠다. 영상은 세월호 참사 다음 날인 4월 17일 박 대통령이 유가족들이 모여 있는 진도체육관을 방문했을 때 찍힌 것이다.

3번)

유족들이 연단 아래에 앉아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공기를 넣어달라' '잠수부를 투입해달라' 등의 요구를 하던 상황에서 자리에서 일어선 김씨가 박 대통령 쪽으로 팔을 휘두르며 "사람(책임자) 바꿔 달라니까"라고 소리쳤다. 이어 "아주 씨X, 내가 다 받아버릴까 한 번"하고 욕설을 내뱉었다. 직후 대통령은 옆으로 고개를 돌렸다.

4번)

김영오씨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26일 김씨는 "각종 음해성 의혹 제기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5번)

그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민 아빠에 대한 각종 음해성 의혹 제기에 대하여'라는 보도 자료를 올리며 해명에 나섰다. 지난 24일 해명한 데 이은 두 번째 해명 글이다. 김씨는 '경제적으로 극히 어려울 때를 제외하면, 양육비·보험료는 계속 납입했고, 형편이 조금 나아진 3, 4년 전부터는 전처, 자녀들의 휴대폰 요금까지 부담했다'며 내역이 찍힌 통장 사진을 올렸다.

6번)

그는 또 '양육비는 제때 주지 못하면서 국궁을 취미 활동으로 해왔다'는 의혹에 대해 "(국궁은) 월 회비가 3만원에 불과하다. 양육비를 못 보내면서 취미 생활을 했다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딸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다"며 두 딸과 주고받은 카카오톡 캡처 사진도 공개했다.

7번)

한편 지난 25일 한 보수 단체는 "'김씨가 딸들을 고아원에 보내버리겠다고 했다' 등 인터넷에 떠도는 댓글이 사실이 아니라면 김씨의 명예가 훼손됐을 테니 수사하라"며 네티즌들을 김씨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 종로경찰서에 고발했다.

8번)

정치평론가 변희재씨는 26일 '김씨는 교황을 상대로 마치 이혼한 뒤 혼자서 딸 둘 어렵게 키우는 양 거짓말했다'는 내용의 항의 서한을 주한 교황청 대사관에 전달했다. 세월호가족대책위는 교황 방한을 앞둔 지난 15일 교황청에 보낸 편지에서 김영오씨에 대해 '이혼 이후 두 딸을 어렵게 키우던 유민 아빠'라고 소개했었다.

2014년 8월 CJI 연구소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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