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I THINK
대학가 학생회비 '안 내도 된다?'
이윤영 한국언론연구소 소장
CJI 연구소 운영위원장
입학으로 즐거워야 할 대학가. 그런데 요즘 말들이 많다. 다름 아닌 학생회비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학생회비는 의무가 아니며 강제성도 없는 기부금의 일종일 따름이다.
제보가 문자 게시판에 잇따라 올라오면서 대학 학생회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 수밖에 없었다. 정답은 의무가 아니며, 대학당국으로부터 '과학생회'에 보조금, 즉 지원금이 없어 어쩔 수 없이 학생 새내기들이 납부하는 학생회비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학부모 입장에선 등록금 입학금 등을 내야하고 거기에 또 의무도 아닌 4년치 학생회비를 한꺼번에 납부해야 하는 등의 대학 등록금 고지서는 여러 모로 부담이 가중되는 곤욕일 수 밖에 없다. 심지어 또 내야할 기숙사비도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학부모나 학생들의 부담감은 학생회 관계자도 인정하는 분위기이다. 그럼에도 학생회비 미납자들은 지속적인 납부 종용 문자 등을 받는 경우가 있고, 심지어 강의실에서마저도 납부 종용을 받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학을 갓 입학한 새내기 학생들은 학교 학생회에 대한 불신이 처음부터 쌓여간다. 이들은 학교가 돈 먹는 하마인가부터 시작해서, 학생회비 횡령 의혹도 있어 지출 내역서를 공개하라는 것이다. 그 후 회비 납부를 권유해야 하는 게 아닌가 등 쉽사리 학생회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것.
학기 도중에 다른 학교로 편입할 수도 있고, 학생회 참여 대신 학교 학과 공부와 공무원 입사 등에 매달리는 학생들에겐 의미 없는 권유일 수도 있다.
반론도 없지는 않다. 대학 학생회의 회비 횡령 등은 일부 학교 학생회에서나 있는 것이고,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으며, 학생들의 부족한 대학 생활을 보완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학생회비 납부 비율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20%에서 많게는 40% 정도 납부 비율을 보이고 있는데다가 갈수록 납부 비율은 줄어드는 실정이다.
이처럼 학생회비에 대한 논란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런 '여러 말이 오고간다', 는 '설왕설래' 라는 말이 있다. 이 같은 논란을 잠재울 만한 제안은 딱 한가지 밖에 없다. 그건 바로, 원칙대로 하면 되는 것.
먼저 등록금과 입학금 고지서에 명확히 학생회비는 기부금 일종이며, 의무나 강제성이 없는 항목으로 명시하는 것부터 시작해야한다. 교회 등의 공동체에서 강제성이 없는 헌금이나 교무금, 십일조 등에 국가 세금처럼 강제성을 두면, 교인은 그 교회를 등질 수밖에 없지 않은가. 학생회비도 이 같은 맥락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다음은 학생회에 대학당국의 지원이 절실하다. 그럴 생각이 없다면, 대학당국이 등록금 입학금 고지서에 학생회비 항목을 없애야 한다. 그리고 제안을 하거나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다른 곳도 아닌 대학내 조직이기 때문이다. 대학당국이 나몰라 한 것이 이렇게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개인적인 의견도 있다. 4년치 학생회비를 한꺼번에 내게 하는 것은, 그건 말도 안 되는 회비 지불 방식일 수 있다는 것. 대학은 엄연히 학기제의 성격을 갖고 있는 교육기관인 셈이다. 4학기를 마치고 타대학으로 편입도 가능하며, 그 수업 학점을 인정 받기도 하는 것이다. 심지어 대학원도 학기중 편입이 존재한다. 그리고 부연컨대, 학생회 이벤트나 행사 때마다 납부하는 방식도 하나의 대안이 되기도 한다. 과학우들에게 행사마다 납득할만한 예산서를 보여주고, 자발적으로 참여시켜야 그나마 학생회비 납부의 필요성이 되살아날 듯싶다.
학생회비의 설왕설래는 이렇게 해야 종식될 수 있다.
CJI 연구소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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