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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Novel & BooK

[Social Fantasy41] 카나리아의 흔적 Canary's W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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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ary's Wake

 

이윤영 한국언론연구소 소장 Social Fantasy Novel

 

3

 

 한바탕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었던…… 그 심각한 곤경에서 벗어난 날개 달린 사람들. 그들과 나는 어느새 어머니 품처럼 아늑한 에메랄드 숲에 다다르고 있었다.

 저 멀리 또 다른 날개 달린 사람들이 떼거리로 몰려들어 우리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는 게 희미하게 보였다. 우리를 환영하기 위해 마중 나온 듯싶었다. 그들은 놀랍게도 국가특공대의 세네 배 이상 되는 규모였다.

 이들 중에 몇몇이 실비아에게 반갑게 손짓하며, 갯짓으로 신호를 보내주었다. 그러더니 그 많던 수천의 날개 달린 사람들이 뒤로 물러나 날개를 휘저어 날아가, 언덕 모양의 평지를 뚫고 그 속으로 빨려 들어가듯 사라져 버렸다.

 실비아를 호위하던, 붉은 가죽옷을 입은 한 병사가 나에게 바싹 다가왔다.

 “날개를 세워 주십시오. 총령님.”

 “네 알겠습니다.”

 나는 그의 말을 순순히 따랐다.

 “말씀을 낮추십시오. 총령님!”

 “? 아아, 알겠네.”

 그 호위병도 나를 총령으로 불렀다. 이 칭호는 그들의 우두머리, ‘의 다른 표현일 뿐이다. 실비아와 한스 선생님의 말을 빌리자면, 내가 정말 왕이란 말인가?

 날개 달린 사람들이 서로의 손을 단단히 붙잡았다. 나는 한 손엔 호위병의 손을, 다른 쪽 손에는 실비아의 손을 잡았다. 그들은 날개를 바짝 세우더니, 언덕 평지로 달려들었다.

 “파파파파팍각.”

 요란한 소리와 함께 장벽들이 깨져나갔다. 그러곤 평평한 거대한 문이 스르르 열리면서 평지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게 아닌가.

 마침내 궁전이 보였다. 놀랍게도 이 궁전은 어머니가 장식한 아버지 서재와 거의 똑같았다! 우연의 일치이겠지……. 올해 들어서 어머니가 손수 아버지 서재를 없는 돈 써가며, 꾸미느라 정신없었는데……. 나는 그땐 관심조차 없었었지만 말이다. 이 궁전은 프랑스의 마르세유 궁전처럼 화려했다. 혹시…… 설마 어머니가 이걸 보기라도 했단 말인가. 혹시 국수를 즐겨 먹던 나의 어머니도…… 날개라도 달렸단 말인가?

 날개 달린 사람들의 왕족들이 거주하는 금색 빛의 찬란한 궁전. 이곳은 중세 시대 궁전처럼 신비스럽고 고풍스럽기도 했다. 궁전 문 앞의 여러 동상들, 대략 십여 개가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팔다리 근육과 날개가 세밀하게 하나하나 조각되어 있었다. 그것들의 눈동자의 동공이 움직이는 듯했다. 이곳 날개 달린 사람들의 서식지를 지키기 위해 용감하게 싸우다가 전사한 영웅들을 추모하는 동상 같았다. 조금 전에 우리를 맞이해주던 날개 달린 사람들이 그 동상들과 한 몸이 된 듯, 환호성을 울려 댔다.

 그들의 날개 빛은 나와 실비아의 에메랄드빛 날개와 달리 흰빛이었다. 사실 회색빛에 좀 더 가까웠다. 뿜어 나오는 광채도 에메랄드빛 날개보다 서너 배 흐려 보였다. 간혹 에메랄드빛의 날개가 보였는데, 그들은 왕족처럼 희귀한 보석으로 치장한 옷을 입고 있었다.

 멀찌감치 외모가 수려해 보이는 한 여인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그녀는……. 내가 오랜 시간 가슴 졸이며 찾고 있었던 수인이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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